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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기후변화와 우리 몸속 세균은 무슨 관계일까?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고, 비의 양과 계절이 달라지며, 농작물의 종류까지 바뀌고 있다.
기후변화가 지구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는 아직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기후변화가 인간의 장내 미생물(microbiome)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을 소화하고 면역 체계를 조절하며, 심지어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음식의 질과 종류, 위생 상태, 병원균의 분포가 바뀌면서
우리 몸속의 이 ‘보이지 않는 생태계’도 함께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는 아토피, 비만, 우울증, 자가면역 질환 같은 다양한 질병과 연결된다.
오늘의 포스팅! 기후변화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변화가 건강에 어떤 파급력을 지니는지, 그리고 우리가 이를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후변화로 바뀌는 식단
장내 미생물의 조성 변화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식단이 변하면 미생물 생태계도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기후변화는 농산물 생산 방식과 식품 유통 구조를 흔들고 있다.
기온 상승과 가뭄은 곡물 생산량 감소, 영양가 저하로 이어지고, 홍수나 폭우는 식수 및 식재료의 오염 가능성을 높이며,
기후 변화로 인한 해양 산성화는 수산물의 질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식습관의 변화로 이어지고, 이는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균형을 깨뜨린다.
예를 들어, 섬유질 섭취가 줄고 가공식품 소비가 늘어날수록 유익균은 줄고, 염증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균이 늘어난다. 이는 장 점막을 약화시키고 면역 체계의 과민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영양소의 불균형은 특정 미생물 군집의 증식으로 이어지며, 이는 비만, 당뇨병, 대사증후군 같은 현대 질환의 기저 원인이 된다. 기후변화가 단순히 음식의 ‘수급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 인프라’를 흔들고 있다는 점은 간과되어선 안 된다.
새로운 병원균과 항생제 내성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위기 기후변화는 병원성 미생물의 분포 범위를 바꾸고,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모기가 매개하는 뎅기열이나 지카 바이러스는 기후변화로 인해 북반구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전염병 확산은 항생제 사용의 급증을 유발하게 된다. 그러나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유익균이 대량으로 제거되면서,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lostridium difficile) 같은 유해균이 장내에 쉽게 자리 잡는다.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지닌 미생물들이 증가하면서, 치료 불가능한 슈퍼버그의 출현 위험도 함께 커진다. 또한, 온도 변화와 기후 스트레스는 장내에 존재하는 휴면 상태의 병원성 미생물을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는 장내 염증 반응을 유도하거나, 면역체계의 비정상적인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결국 기후변화는 간접적으로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교란하고, 질병의 매개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장-뇌 축과 기후 정신건강의 연결
장내 미생물은 단순한 소화 기능을 넘어, 인간의 정신건강에도 깊게 관여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에서 생성되는 세로토닌, GABA,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상당 부분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조절된다. 이로 인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우울증, 불안장애, 주의력결핍 등 정신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식단 변화, 질병 증가 등은 모두 장내 미생물의 조성을 흔드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폭염이나 재난 이후 불안과 우울을 겪는 사람들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낮고 염증 반응이 높은 경우가 많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어린이의 경우 장내 미생물이 초기 뇌 발달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해 임신기 또는 유아기에 식품 환경이 바뀔 경우 신경발달 장애(예: 자폐스펙트럼)의 위험까지 거론되고 있다.
즉, 기후변화는 몸 밖의 환경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 뇌와 감정까지 좌우할 수 있는 ‘내면의 생태계’까지 흔들고 있는 진짜 변수다.
장내 생태계를 지키는 것이 미래를 지키는 일 기후변화는 단순히 외부 환경의 변화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우리 몸속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생태계인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 변화는 식생활의 변화, 병원체의 확산, 항생제 내성의 증가, 심지어 우리의 정신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
장내 미생물은 단순한 소화 보조자가 아니라, 면역, 대사, 감정, 사고의 핵심 조절자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인간 내부의 생태계까지 고려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 다양한 섬유질 식품을 통한 유익균 증식
- 기후 친화적인 식생활 실천 – 지역농산물, 저탄소 식단
-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 최소화 및 자연면역 강화
- 장내 건강 관련 연구에 대한 투자와 국제 공동 연구 활성화
- 기후 위기 대응 정책에 인간 생태학적 요소 포함시키기
기후 위기는 단지 외부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몸 내부까지 침투해 있는 총체적인 위기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끊임없이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탱해주는 ‘보이지 않는 영웅’들이다.
이제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