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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멸종이 전염병을 부른다 – 생물 다양성 붕괴와 병원균의 새로운 숙주 찾기

by Lucete_D.D 2025. 4. 24.

    [ 목차 ]

동물의 멸종이 전염병을 부른다 – 생물 다양성 붕괴와 병원균의 새로운 숙주 찾기
동물의 멸종이 전염병을 부른다 – 생물 다양성 붕괴와 병원균의 새로운 숙주 찾기

 

 

전염병의 새로운 시대, 원인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팬데믹은 단지 ‘바이러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많은 과학자들은 하나의 공통된 지점을 지목했다.

 

“우리가 자연과 맺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생태계의 무분별한 파괴, 야생동물 서식지의 붕괴, 그리고 생물 다양성의 급격한 하락은

바이러스와 세균이 이전에는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인간에게 도달할 수 있게 만든다.

특히, 한 종의 멸종이 병원균에게 새로운 ‘숙주’를 찾게 만들고,

그 숙주가 인간일 가능성이 커진다면?

그 순간 전염병은 ‘우연’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재난이 된다.

 

오늘의 포스팅!

동물의 멸종과 전염병 간의 숨겨진 연결고리를 짚고,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알아볼까요?

 


 

사라진 동물, 흔들린 균형 

병원체의 이동이 시작된다 생태계는 하나의 커다란 연결망이다. 그 속에서 각 동물은 ‘병원체의 저수지’ 혹은 ‘완충 작용’을 하는 생물학적 장벽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야생동물이 멸종하면, 해당 동물에게 머물던 바이러스는 더 이상 숙주를 유지할 수 없다.

 

이때, 바이러스는 생존을 위해 다른 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며 진화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을 ‘병원체 숙주 전이’라고 하며, 신종 감염병의 70% 이상이 이 메커니즘에서 기인한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박쥐 → 사향고양이 → 인간으로 이어진 사스, 설치류 → 진드기 → 인간으로 전파된 라임병 등이 있다.

결국, 동물의 멸종은 단순히 한 생명의 소멸이 아닌, 병원체가 새로운 길을 찾는 ‘생태적 압력’의 작동이라고 할 수 있다.

 


 

생물 다양성이 줄수록 병원체는 ‘더 가까이’ 다가온다

‘생물 다양성’은 마치 숲 속의 방화벽처럼 작동한다. 동물이 다양할수록, 병원균이 특정 종에 집중하거나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은 줄어든다. 이 개념을 ‘희석 효과’ 라고 부른다. 하지만 인간의 개발과 기후변화로 인해 서식지가 줄고, 특정 소수 종만 남는 생태계로 재편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이런 조건에서는 병원균이 숙주를 바꿀 가능성이 커지고,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포유류나 조류가 최종 타깃이 되기 쉽다.

게다가 인간이 농장, 도시, 관광지 등으로 자연 속으로 들어가면서, 동물과 인간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밀접 접촉 → 병원체 유출 → 돌연변이 → 사람 간 전파, 이 모든 단계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감염병은 점점 더 ‘자연에서 오는 질병’이 된다

과거에는 감염병이라 하면 위생 문제, 해외 유입, 혹은 백신 부족과 같은 ‘인간 중심’의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 감염병의 많은 부분은 자연 생태계의 교란에서 비롯된 결과다.

 

2009년 H1N1, 2014년 에볼라, 2019년 코로나19, 그리고 최근 증가하는 조류독감이나 원숭이두창 등 대부분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넘어온 병원체, 즉 ‘인수공통감염병’ 이다. 세계보건기구는 향후 인류가 겪게 될 감염병의 대다수가 이 범주에 속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이 중 다수는 서식지 파괴와 동물 밀도 변화에 의해 가속화된다고 지적한다.

 

즉, 우리가 동물을 보호하고,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일은 단순한 동물애호가적 행동이 아니다.

감염병으로부터 인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예방 전략이다.

 


 

전염병 시대를 막는 가장 강력한 백신, ‘다양성’ 우리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백신을 맞고, 방역을 하고, 기술을 발전시킨다.

하지만 정작 가장 강력한 면역 시스템은 자연 그 자체가 이미 만들어 놓고 있었다.

 

다양한 종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병원체의 확산을 자연스럽게 차단하며, 인간과 병원균 사이의 거리를 생물학적으로 완충해주는 생태적 네트워크. 이 균형이 무너질 때마다, 병원체는 활로를 찾아 우리 곁으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우리가 지금처럼 개발과 이익을 위해 자연을 단순한 ‘자원’으로만 본다면, 그 대가는 인간의 건강, 나아가 인류 전체의 생존 가능성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건 단지 ‘개발의 속도 조절’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지구에 살고 싶은지”에 대한 전면적인 질문과 생태적 전환이다.

 

전염병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건 백신이 아니라, 생물 다양성 회복이라는 ‘자연의 방어 시스템’이다.